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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마나루 문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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섶다리에서
 
                     정호완
 
 
초승달 섶다리에 놀다나 가오
그냥 가시려오
소쩍새 소리를
흐르다 잦아들면 그만일 것을
아라리에 흠씬
진달래 피리니
 
미움은 아우라지 흐르는 물에
은공은 돌비에  
 
 
(시작 노트)
여름 장마가 끝나고 추석이 가까워 오면 동네 사람들은 모여 흐르는 시냇물에 섶다리를 놓는다. 다음 해 봄 지나  여름 장마 때까지 그 섶다리는 내를 건너는 통로가 된다. 이 길은 거의 외길이다. 더러  좋아하는 여자애를 만나면 얼굴을 붉히며 스쳐 지나가기도 한다. 미운 사람을 만나면 밀쳐 시냇물에 처넣고 싶은 충동이 치밀어 오르기도 한다. 애증이 엇갈리고. 아픈 사람을 데리고 다리 저편 담가에 실려 오면 기다렸다가 다리 끝자락에 오면 함께 거들어 보건소로 가기도 한다.  언젠가 정선 아우라지 갔을 적이다. 달빛 내리는 섶다리에서 옛 생각에 송천골 시냇물에 미움과 한을 씻어 흘러보냈으면 하며 흥얼거렸다. 달빛을 맞고 개울 길을 건너던 지나친 날들을 그리워 한다. 먼길 떠나신 어머니, 이모, 외할머니, 가슴 태우며 좋아했던 애들..... 때때로 사라져 간 섶다리는 나의 향수의 길이다. 이 길 걸으며 살고싶은 건 나 혼자만의 노욕일까. 소쩍새 소리는 달빛 함께 물위를  아라리로 목청 돋우는 잠못 이루는 밤을 지새며 흘러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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