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곰나루여! -임윤수- (2013-01-10)

by 총동창회 posted Jan 16,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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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직정년할 때 쓴 글을 올립니다.
 
아! 곰나루여!(정든 교단을 내려서며)

 

 

 

국어과 21회 임 윤 수

 

 

청주 무심천에는 요즈음 활짝 핀 벚꽃이 터널을 이루고 있습니다. 화사한 꽃들이 마치 눈꽃송이처럼 아름답습니다. 그 밑에 핀 샛노란 개나리와 아주 잘 어울립니다. 이 아침의 상큼한 공기와 창살에 부딪치는 찬란한 햇살, 부드러운 바람이 뺨을 스치고 지나갑니다. 화사한 봄꽃을 보니 생명의 충만함이 감도는, 무르익은 봄이 완연합니다. 이 따스한 햇살을 우리 존경하는 공주대학교 동문회원 모두에게 전하고 싶습니다.

 

존경하는 동문 여러분!

 

지난날을 회고해 보면, 우리 모교인 공주대학교는 해방과 함께 처음으로 국립 사범대학, 즉 ‘선생님’ 대학으로 문을 열었습니다. 문을 연 지 벌써 반세기를 넘어 올해로 62주년, 우리 모교는 그 동안 우리나라 중등교육의 가장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해 왔으며, 지금 이 시간에도 대한민국 어디에서나 전국 각지의 교단에서 우리 모교 동문들의 숨결이, 교육에 대한 정신이 면면히 흐르고 있습니다.

 

봉황새가 즐겨 먹는다는 반죽, 봉황산 아래 자리 잡은 그 반죽동의 캠퍼스는 조선시대 충청감영의 터였으며, 근대 초기에는 충남 도청이었다는 특별한 역사성에도 불구하고 대학 캠퍼스로서는 지나치게 협소하였으므로, 그 반죽동에서 1969년 8월 15일 새로운 벼슬이라는 뜻을 가진 신관동으로 학교의 터를 옮기면서, 오늘날 우리들의 모교는 제6대 서만철 총장님, 공주대학교총동창회 이명기 회장님과 신홍렬 사무총장님, 이화영, 이춘우 고문님 그리고 김승동 장학재단이사장님의 모교에 대한 적극적이고 열성적인 관심과 사랑에 힘입어 봉황의 나래를 힘차게 펴면서, 전국적인 명문대학으로 끊임없이 비상하고 있습니다.

 

존경하는 동문 여러분!

 

몇 십년의 세월이 흘렀지만 아직까지도 공주, 곰나루라는 말을 들으면 웬지 가슴이 설레이고 두근거립니다. 하늘과 물이 한 빛이었던 금강이 굽이쳐 흐르는 곳, 그곳 공주, 곰나루에서 우리 동문들은 모두 젊음을 노래하였고, 그곳 공주, 곰나루에서 우리 동문들은 모두 이상과 꿈을 키웠습니다.

 

학문과 사도를 함께 갈고 닦았던 봉황산 자락, 매섭게 찬바람이 몰아치는 겨울철에 하얗게 눈 덮인 백사장을 거닐며, 서로 의기투합하여 사랑과 우정으로 금강교를 건넜던 학창 시절의 잊지 못할 기억의 조각들이, 이제는 우리들의 소중한 추억이 되어 자금까지도 우리 뇌리에 선명하게 남아 지워지지 않고 있습니다.

 

존경하는 동문 여러분!

 

이제 8월이면 제가 정들었던 교단을 내려서게 됩니다. 처음 교단에 서서 ‘선생님’이라는 호칭이 두렵고 가슴이 두근거려, 얼굴을 붉혔던 새내기가 벌써 40년이라는 긴 여정을 마치고 항구로 돌아와 이제 닻을 내리려 하고 있습니다. 이제 와서 느끼는 것은 그 동안 학생들에게 왜 좀더 고운 꿈과 더 풍요롭고 행복한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안내해 주지 못했을까, 어려울 때에 왜 좀더 따뜻한 위로와 격려를 위한 손을 잡아주지 못했을까, 왜 뜨거운 가슴으로 보듬어 주지 못했을까 하는 회한만이 남아 부끄러움과 함께 가슴이 저며옴을 느낍니다. 깊은 시름에 심한 몸살을 앓을 것 같습니다.

 

교육은 한 나라의 발전과 민족 번영의 핵심체이며 원동력입니다. 교육자의 한 사람으로서 미래의 주역들과 함께 꿈을 키우고 열정적인 삶을 살 수 있었던 것은 교육에 대한 사명감과 자부심을 가지고 한평생 교직 생활을 해 왔던 것이고, 그것은 오로지 공주, 곰나루에서 사도를 배웠던 덕분이라고 생각하니, 우리 모교에 대한 크나큰 은혜와 사랑은 표현할 말이 없이 그저 고맙고 감사할 따름입니다.

 

항상 가슴에 따뜻한 정과 모교에 감사하는 마음을 갖고 베풀며 살아가고자 합니다.

 

존경하는 동문 여러분!

 

이제 모교는 개교 62주년을, 우리 공주대동창회는 5만여 동문으로 성장하면서 동창회 창립 61주년을 맞이하였습니다. 그 동안 우리 동문들의 적극적인 참여로 총동창회관도 완공하였으며, 작년에는 동문 상호간의 의사 교류가 더욱 활발하게 이루어지도록 동창회 회원명부도 발간하는 일도 이루어 냈습니다. 언제나 지금처럼 우리 동창회가 모교의 든든한 버팀목이 되기를, 모교의 끊임없는 발전과 존경하는 동문 여러분의 가정에 항상 건강과 행복이 함께 하기를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우리 국어과 21회(회장 정호완)는 총회 전날인 5월 27일 금강 백사장이 보이는 곳에서 보고싶은 동기생들과 1박 2일의 모임을 갖습니다. 아! 보고 있어도 그리운 곰나루여!

 

 

 

2011년 5월.